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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은 책상이다 작성일 2016-10-31


때때로 헌책방 방문하기를 좋아하는 나는
서울대학교 근처에 '책상은 책상이다'란 헌책방이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것이 책 제목인 줄은 몰랐다.

얼마 전 책을 한 권 출판한 뒤 정신적으로 탈진을 했는지 만사가 귀찮다.
돈 버는 일 외엔 아무 짓도 안 하고 빈둥거리는 중이다.
별내 용암천 주변으로 카페가 죽 늘어서 있는 일명 '카페 거리'라 불리는 동네가 있어 마실갔다.
한 카페엘 들어가니 구석에 책이 여러권 꽂혀 있었다.
무더기 속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친숙한 제목인데다 두께도 얇아 카페에 앉아 단숨에 읽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내용은 미묘하게 미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모음집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경우 솔직히 말해 그다지 감동적이거나 공감가는 내용은 아니었다.

다만 '책상은 책상이다'에 등장하는 주인공과 비슷한 생각을 나 또한 한 적이 있어 약간 놀랐다.
그는 책상을 책상이라고 부르는 것이 불만스러워,
자기는 책상 대신 양탄자라고 부르겠다고 결심을 한다.
그 뒤 정신이 나가 모든 사물의 명칭을 뒤죽박죽 섞어버린다.
결국엔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이야기다.

나의 아이디어는 '책상은 책상이다'와 비슷한 듯 다른 점도 있다.
예를 들어 한국 사람은 책상을 가리키며 "책상"이라고 발음하고,
미국 사람은 "데스크"라고 발음하는 일종의 약속에 불과하다.
만약 평행 우주가 실재한다고 가정하면 다른 우주 속 또 다른 내가 존재하는 곳에선
책상을 가리키며 "꽃"이라고 부르고, 꽃을 가리켜 "책상"이라 부를 수 있지 않냐는 생각을 했다.
같은 논리로 선생을 가리켜 "개새끼"라고 부르고,
개새끼를 가리켜 "선생"이라 부르는 세상도 있을 수 있다.
이 우주에선 교실에 선생이 들어오면 반장이 일어나 "차렷! 개새끼께 경례!"라고 할 거고,
남에게 쌍욕을 할 땐 "이 좆 같은 선생아!"라고 할 것이다.
초중고 12년을 다니는 동안 선생놈년들에게 맺힌 한(?)이 많아 이런 상상까지 했다.

번역한 사람 이름이 낯익었다.
10년쯤 전 처음 땅고에 꽂혀 이런 저런 책들을 찾아 읽을 당시
'춤에 빠져들다'란 책을 쓴 그 분인 듯했다.
저자 페터 빅셀
번역 이용숙
편집
출판사 예담
출판일 2003072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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