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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배달부 키키 작성일 2018-03-11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그래비톨로지(Gravitology)의 길 가는 그래비스트(Gravist) 입장에서
이 만화 영화 줄거리를 회상하여 보니
결국 이 또한 '산은 산, 물은 물(=山山水水)'이 아니었나란 생각이 들었다.

첫번째 단계인 '산은 산, 물은 물'에서
마녀 키키는 당연하게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고
고양이와 대화를 나눈다.

두번째 단계인 '산은 산 아님, 물은 물 아님'에서 마녀 키키는 혼돈에 빠진다.
태어날 때부터 당연지사로 알고 있던 빗자루 타는 법을 잃어 버리고,
고양이와도 대화를 못하게 되었다.

계속 방황하던 마녀 키키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간절한 마음을 발하였고,
마침내 빗자루 타고 나는 느낌을 되찾았다.
그 결과 셋번째 단계인 '역시 산은 산, 역시 물은 물'로 각성하였다.
특히 마녀 키키와 화가 우슬라가 대화를 나누는 씬에서 확신을 더하였다.

    우슬라 : 마법이나 그림이나 비슷하구나
                      나도 그림이 안 그려질 때가 종종 있어.
    키키 : 정말!? 그럴 땐 어떻게 해?...중략...
                  나, 전에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날 수 있었는데.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해서 날았는지 생각이 안 나
    우슬라 : 그럴 때는 버둥거릴 수밖에 없어.
                      그리고 그리고 그려대...
    키키 : 그래도 여전히 못 날면?
    우슬라 : 그리는 걸 관두지.
                      산책을 하거나 경치를 구경하거나 낮잠을 자거나 아무것도 안 해.
                      그러는 동안 갑자기 그리고 싶어지는 거야...중략...
                      난 키키 만할 때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어
                      그림이 재미있어서 잠자는 게 아까울 정도였어.
                      그런데 말이야, 어느 날 전혀 그릴 수가 없게 됐어.
                      그려도 그려도 맘에 들질 않았어.
                      그때까지의 그림이 누군가의 흉내였다는 걸 깨달은 거야.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것을...
                      나만의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키키 : 괴로웠어?
    우슬라 : 그건 지금도 똑같아.
                      하지만 그 뒤 전보다 조금 더 그림을 그린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아.

'산은 산, 물은 물' 단계에선 모든 게 연속적인 것처럼 보인다.
'산은 산 아님, 물은 물 아님' 단계에서 사실 세상은 불연속적임을 깨닫는다.
'역시 산은 산, 역시 물은 물' 단계에서 연속과 불연속을 나눈 짓이 의미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럼 무경계의 영역으로 진입하는 열쇠를 얻는다.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간 후 한 차원 높은 곳에서 비슷한 짓을 무한 반복한다.
원제 魔女の宅急便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宮﨑 駿)
개봉연도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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