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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리, 여러분 작성일 2018-12-18


'너의 목소리가 보여'란 예능 프로그램이 있는 모양이다.
난 전혀 몰랐다가 유튜브 관련 동영상 목록에 편집본이 있길래
한국 노래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심히 클릭했다가
은근 중독성이 있어서 계속하여 이것 저것 시청하였고,
그 중 정소리란 분께서 '여러분'을 노래하는 거 보고 진심으로 깜짝 놀랐다.
평소 내 머리속에서 상상으로만 존재했던 국악의 미래를 본 듯해서였다.

십 수년 전 월드 뮤직 장르를 여기 저기 기웃거리다 내 취향과 맞는 장르를 세 개 발견했다.
쿠바 음악 전체, 아르헨티나 땅고 그리고 포르투갈 '파두'다.
내가 파두를 들을 때 가사 내용을 알리 없다.
독특한 발성법과 정서적 표현으로부터 전달돼 오는 아우라를 즐기는 것이다.
이런 걸 들을 때마다 한편으로 한국에는 재즈도 있고, 롹도 있고, 클래식도 있고, 뽕짝도 있지만
정작 한국 고유의 현대적 '장르'가 없다는 것이 늘 불만이었다.

저 발성법으로 '쑥대머리'나 '사랑가'를 불렀다면 식상했겠지만
'여러분'을 부르니 이렇게 참신할수가!
그래서 파두처럼 한국만의 독자적 발성법에 기반한
(아프로-아메리칸 소울 음악 흉내내는 짓에서 벗어난)
진짜 오리지널 한국식 소울 음악,
전통 국악 테두리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현대 장르의 탄생 가능성을 엿봤다.
물론 가능성에 불과하긴 하지만, 나는 그것만으로도 놀랐다.
혹자가 내 주장에 동의하더라도 갈 길은 멀다.
'장르'의 탄생은 몇몇의 천재 뿐 아니라
일부 대중 계층이 이 새로운 혁신을 받아들여 함께 향유할 수 있을 정도로 깨어 있어야 가능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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