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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io Rodríguez, En estos dias 작성일 2019-01-05


10대 나이때까지 학교에서 '바하 = 서양 음악의 아버지'로
주입식 교육을 받은 덕분에 생긴 고정관념 속에 머물다,
20대 초반 무렵 존 다울랜드를 비롯한 류트 가곡이란 장르를 처음 접했을 때
신세계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슈베르트 가곡은 독일말이라 직접 해석이 불가능한 반면
존 다울랜드는 영어임에도 불구하고 귀찮아 노랫말을 거의 살펴보지 않았다.
PC 통신 시절 고전음악동호회에서
피아노 곡을 좋아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친하게 지낸 친구가 있었다.
어느 날 슈베르트 가곡을 함께 듣다 그 친구가
"가곡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시 내용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여
나는 "뭔 개소리냐, 내용을 알면 좋기야 하겠지만 필수는 아니다.
귓구녁으로 선율이 들리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티격태격하다
언쟁이 점점 심해져 나중엔 거의 멱살잡이 직전까지 갔던 적이 있었다.
지금 돌이켜 보니 당시 나와 그 친구 모두 편견을 갖고 있었고,
젊은 혈기를 억제치 못해 격렬하게 반응하였던 것 같다.
이제 나는 일부 견해를 바꿔 그 때보다는 훨씬 더 가사의 중요성과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중이다.

20세기에 미국, 영국에서 등장한 모던 포크 가수 중 개인적으로 밥 딜런이 제일 싫다.
노래도 못하고, 선율도 유치하다 느껴서 그렇다.
이 지점에서 나는 자가당착의 모순에 빠져 버린다.
똑같은 이유로 한국 사람인 김민기 노래는 좋기 때문이다.
김민기 역시 노래는 그저 그렇고, 선율은 애들 동요 같아 별로다.
하지만 내가 유일하게 잘 하는 한국말로 돼 있어 듣는 즉시 내용을 이해할 뿐 아니라
미묘한 뉘앙스까지 거의 정확히 받아들일 수 있다.

음악 평론가들은 가사 내용을 알면 쓸거리가 많아지기 때문에 중시하는 편이다.
또한 정치색을 강하게 띤 모던 포크는 가사를 모르면 효과 빵점인 게 사실이다.
그럼 밥 딜런이 부른 노랫말을 이해하면 싫었던 게 갑자기 좋아질 수 있단 말인가?
히트곡 중 하나인 'Blowin in the wind' 가사를 찬찬이 훑어 보고 나서
난 이 사람이 더 싫어졌다.
답 없는 질문을 몇 개 던진 후 "바람이 어쩌고..."라며 모호하게 끝내는 방식을
내가 어디에서 봤더라?
땡중놈들이 "뜰 앞의 잣나무..." 운운하며 수수께끼 같은 공안을 지껄이는 것과 같지 않은가?
보들레르 시처럼 모호하게 말하는 짓은 독자를 기만한다.
자신은 수준이 낮아 잘 알 수 없지만 뭔가 대단한 사상이
거기에 숨어 있을 거라고 착각을 하게 한다.
사실은 가사를 쓴 본인도 좆도 모르고 대충 써 갈겼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본다.
그걸로 노벨상까지 받았다면 사기꾼으로서 이 보다 더한 성공이 어딨겠냐.
물론 내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다.

관심사가 세계 음악으로 확대되며 포던 포크 나와바리는
쿠바의 누에바 뜨로바로 이어졌다.
실비오 로드리게스가 부른 노래도 좋아하지만 이 역시 가사를 이해하는 건 하나도 없고,
간신히 제목만 아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 누에바 뜨로바는 다시 남미의 빠야다로,
빠야다는 다시 땅고에 영향을 줘 요즘 내가 자주 듣는 땅고 깐시온이 되었다
나는 여전히 가사 내용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시를 잘 모르고, 어차피 번역된 것밖엔 읽을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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