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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덕희 작성일 2017-08-08


내가 스무살 무렵에 읽었던 '음악가의 만년과 죽음',
'음악가와 연인들', '베토벤 이야기' 등등과
나중에 접한 '니진스키 영혼의 절규'(번역), '매혹의 초대', '전혜린 평전' 등을 저술한
이덕희씨가 작년 11월에 별세했다는 기사를 오늘 뒤늦게 읽었다.

5년 전 쯤 내가 대학로 한 카페에서 '명상적 걷기' 수업을 지도할 때
참가자 중 한 분이 당시 '학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가끔 이덕희씨가 전화를 걸어 커피콩을 주문했었다고 들었다.
주문 할 때마다 당연한 듯 반말을 해서 기분 나빴다고 했다.

대학로를 가더라도 나는 그곳을 거의 방문하진 않는다.
혼자 다니는 습성 때문에 별로 넓지도 않은 공간의 4인용 좌석을
홀로 차지하고 있기가 민망해서다.
커피맛도 내 취향과는 그다지 맞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만과 클라라', '바로크 레코드'는 일찌감치 사라졌고,
갈수록 젠트리피케이션이 기승을 부리는 세상에서
여전히 한 곳에 버텨주고 있다는 게 신기하면서 약간 고마울 때도 있다.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 중에는 학림과 더불어 전혜린을 연상하는 분들도 꽤 많을 것이다.
나는 이미륵의 '압록강을 흐른다'를 이 분이 번역한 글로 읽었다.
전혜린은 서른 한 살에 갔다.
절친으로 알려진 이덕희는 일흔 아홉이 되어 뒤따라 갔다.
사인은 영양실조로 인한 폐렴이라고 한다.
또 한 사람, 아날로그 시대의 인간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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