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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졸라와 밀롱가 작성일 2021-11-27



어제 강남에서 열린 밀롱가 가서 잘 놀다 왔다.
'위드 코로나' 이후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긴 하지만
2차 접종 완료자가 아니면 출입할 수 없고,
당연히 마스크도 착용하고 있기 때문에 꽤 안심이 된다.

한쪽 벽에 피아졸라가 반도네온을 들고 있는 큰사이즈 사진을 걸어놨다.
사소한 거긴 하지만 난 밀롱가에 피아졸라 사진 붙여놓는 게 좀 어색하다.
피아졸라 음악을 틀지도, 듣지도 않으면서 왜 붙여 놓는지 모르겠다.
예나 지금이나 밀롱가에서 가장 인기있는 악단은 후안 다리엔쏘(Juan d'Arienzo)다.
이 분은 1900년에 태어나 1976년 돌아가셨다.
당연히 거의 모든 음반 음질이 안 좋다.
스테레오는 언감생심 모노 일색이다.
하지만 땅고 추기엔 아직도 이 사람 만한 게 없다.
피아졸라는 후안 다리엔쏘를 '전통주의자'라고 부르며 매우 싫어했다.
처음부터 싫어했는지, 또는 전통주의자가 피아졸라를 먼저 비난하자
맞불을 놓은 것인지 전후 관계가 명확친 않다.
피아졸라도 젊었을 땐 안니발 뜨로일로 악단 일원으로 카바레 연주 경력이 있었던 걸 보면
애당초 춤곡이었던 땅고를 부정했던 건 아닌 것도 같고,
또 편곡자로서 자꾸 춤추기 어려운 요소를 삽입하는 등
그때부터 나름의 혁신을 시도했었단 기록도 있는 걸로 봐서
애초에 싹수가 노랬던 것도 같다.

전통 땅고와 누에보 땅고의 대립은 서로가 서로를 깔보는 단계를 넘어
굉장한 적개심을 표출하는 사건으로 번지기도 하는 등 단순치 않다.
조금 비약하면 이 관계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분명히 피아졸라 음악은 춤 추기 어렵다.
하지만 오스발도 뿌글리에세 악단 연주도 어렵고 힘들지만 적어도 한번은 밀롱가에서 나온다.
피아졸라 음악 중에도 잘 골라보면 뿌글리에세와 비슷한 수준에서
가능한 게 있을텐데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밀롱가에서 영 힘들다면, 공연용 음악으로는 쓸 법도 한데
유튜브에 올라오는 공연 영상 중 피아졸라에 맞춰 추는 걸 찾기가 가뭄의 콩이다.
그럼에도 피아졸라 사진을 벽에 걸어 놓고 있으니 이상하게 보일 수밖에.
물론 대다수 사람들은 신경도 안 쓰겠지만.
심지어 벽에 걸린 사진 속 주인공이 피아졸라란 걸 모르는 분도 꽤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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