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석헌 공원, 남이장군 사당, 용산전자상가 | 작성일 | 2022-06-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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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어디든 아스팔트가 깔려있고 가로등이 설치돼 있지만 조선시대엔 왠지 산적이 출몰했을 것처럼 으슥한 느낌이 남아있다. 너머에 뭐가 있나 괜히 궁금해 일부러 걸어가 보니 두 장소가 눈에 띄었다. 우선 함석헌 기념 공원이 있었다. 조촐하게나마 비석과 나무를 심어놨다. 어느 책에선가 함석헌이 용산에 있는 집에 거주하며 '씨알의 소리'라는 잡지를 발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었다는 기록을 읽는 기억이 있다. 이분이 살던 집은 진작에 헐렸다길래 흔적도 없이 사라진 줄 알았는데 이런 장소가 있다는 게 약간 뜻밖이다. 근처에 용산문화원이 있던데 거기엔 '왜명강화지처비'라는 게 놓여 있었다. 구글링하니 임진왜란 때 조선은 왕따시킨 채 명나라 vs 왜군 간 휴전 회담을 한 곳이라고 나온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남이 장군 사당이 있다. 내가 알기로 이 사람의 사당은 한양대 근처(사근동)에도 있다. 김유신, 최영처럼 무당이 좋아하는 인물이기도 해 해마다 무슨 제사도 열리는 거 같다. 평소엔 문을 걸어 잠그는 듯, 안엔 들어갈 수 없었다. 여길 지나 동쪽으로 10여 분 더 걸어가면 용산전자상가가 나온다. 나진상가, 선인상가에 엄청난 물량이 쏟아지던 시절이 언제인지 무색할 지경으로 지금은 완전히 망해서 유령도시 같다. 기차길 아래로 난 터널을 통과하면 4호선 신용산역이 나온다. 지금처럼 KTX가 오가는 시대만을 본 애들은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과거 용산역은 상당히 누추했을 뿐만 아니라 주변에 사창가가 있었다. 주로 균용 열차를 타고 여기에서 내리는 군인을 상대로 매춘업을 했다. 또 이 근처에 '뿌리서점'이라고 오래된 헌책방이 있다. 신촌 '공씨책방', 낙성대 '흙서점', 서울대 앞 '책상은 책상이다' 등등과 같이 수십 년의 질곡을 버텨온 곳이다. 내가 찍은 사진 목록을 찾아보니 2008년에 찍은 게 있었다. 용산이 재개발되며 사라지지 않았나 예상했는데 놀랍게도 지도에서 검색하니 아직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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