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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양식 작성일 2022-06-22




집에서 가까운 한강 둔치에 게이트볼 경기장이 있다.
한국에선 노인용 스포츠로 인식돼 젊은 애들은 거의 안 한다.
그래선지 경기장 주변에 노인들이 많이 어슬렁댄다.
벤치에 삼산오오 모여 장기판을 벌인다.
탑골 공원 같은 데서 익숙하게 보는 풍경이다.
아침에 자전거 타고 근처를 지나면서 보니
아예 보조 의자까지 갖다 놓으셨더만.
은퇴해 시간은 많고,
수입은 없으나 집에만 있자니 창살 없는 감옥이라
마실 삼아 밖으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또 전철이 공짜다 보니 소요산역에서부터 온양온천역까지,
춘천역에서 문산역까지 죽치고 있는 사람도 꽤 있다 들었다.
강태공은 잠룡의 세월을 낚느라 하염없이 강가에 앉아 있었다지만,
황혼기에 저렇게 사는 거는 한심하면서 동시에 불쌍해 보인다.
나의 미래엔 절대로 안 하고 싶은 행위들.

나이를 먹어갈수록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는 흔해빠진 명언에 실소가 나온다.
독서 습관은 안 심심하게, 곱게 나이 먹기 위한 필수 능력 중 하나일 뿐이다.
바꿔 말해 독서의 재미를 모르니 매일 장기나 두며 소일하는 것 아니겠냐.
마음의 '양식'은 목적이 아닌 부산물에 불과하다.

10대 때까진 비록 계림문고판 '짝퉁'으로 접하긴 했어도
소설을 참 좋아했더랬는데,
20대에 들어서며 거지발싸개 같은 사상 서적에
뭐라도 답이 있을 줄 착각해 주야장천 그쪽만 파다 보니
소설을 외면한 결과 상상력이 확실히 줄었음을 느낀다.
수많은 고전 중 내가 원전에 가까운 번역본으로 읽은 건
'대지', '분노의 포도', '걸리버 여행기', 세익스피어 4대 비극 정도.
(4대 비극 대사가 유치하고 재미없던데
왜들 추켜세우는지 지금도 이해 못 함.
내가 무식해서 그런 걸로.)
한 때 상상력 키우기가 성가셔 스토리텔링 분야는
책 대신 영화로 퉁치려고도 했다.
그런데 자칭 문자중독자(!)로서 왠지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나도 언젠가 '단테 신곡' 함 읽어 보자.
나의 말년 소일거리는 땅고, 음악,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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