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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흉발배((含胸拔背)편이 누락됐네 작성일 2010-07-02
가만 생각해 보니 내가 쓴 몸 만들기에 관한 책에 반드시 들어갔어야 했던
중요한 것 한가지가 빠졌다.
사소한 오타나 오류는 '에이~ 배째!'하면 그만인데 이건 그런 차원이 아니다.
이미 책이 나와버렸으니 어찌할 도리가 없다.
책이 잘 팔렸다면 개정증보판을 내겠지만 그건 택도 없는 기대이고.

정두현(頂頭懸)편과 몸 힘편 사이에 함흉발배(含胸拔背)편을 꼭 넣었어야만 했다.
이 중요한 걸 왜 안 넣었는지 나도 모르겠다.
마치 뭔가에 홀린 것처럼 책을 만드는 내내 전혀 생각을 못했다.

정두현이 몸을 세로로 늘리는 비결이라면
함흉발배는 몸을 가로로 늘리는 비결이다.
즉 이 둘이 몸 안에서 동시에 구현되어야 바른 자세가 완성된다.
정두현만 갖고는 아무래도 부족하다.
특히 골반부터 그 위에 얹혀진 상체 전체가 회전할 때 함흉발배는 대단히 중요하다.
함흉발배가 되지 않으면 회전 자체가 전혀 무의미해진다.

불행중 다행으로 함흉발배를 유지하기 위한 수련법은 책에 있다.
오버헤드 스콰트(Overhead Squat)와 턱걸이가 그것이다.
이 말은 등 뒤쪽 배근의 단련없이는 함흉발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함흉발배를 '가슴을 오목하게, 등을 편다'는 식으로 이론적으로만 알고 있는 사람은
본인은 함흉발배를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할 수 있지만
배근 단련 없이는 이것의 진짜 의미를 깨닫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운동에 천부적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운동을 잘 하는 원인 중 하나로
몸이 저절로 함흉발배의 길을 잘 따르고 있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어떤 이유로 운동을 잘 하는지 모르고 몸이 그냥 저절로 잘 움직여진다.
여기에 타고난 센스를 더하고 연습 벌레처럼 운동하면 올림픽 가는 거다.

나 같은 보통 사람이 함흉발배의 진짜 의미를 깨닫기 위하여
오버페드 스콰트보다 더 좋은 운동법을 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 운동은 해보면 알겠지만 정확히 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힘과 유연성을 동시에 갖추어야 일단 시도를 할 수 있다.
둘 중 하나가 부족하면 아예 못한다.

이를 통해 함흉발배를 깨달은 후 다음 단계로 턱걸이를 시도해 보면
과거에 했던 턱걸이와는 차원이 다른 진짜 턱걸이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나아가 모든 몸 움직임에 이것이 적용되었을 때 비로소
무위자연의 길을 가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부터 진짜 몸 공부가 시작된다.

나는 거의 십년의 세월을 허비한 후에 겨우 함흉발배의 기본을 깨달았다.
이렇게 힘들게 안 게 억울하여 나에게 운동 배우러 오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쉽게,
핵심만 알려 주면 나처럼 고생하지 않고 금방 깨달을 수 있으리라 예상했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았다.

어떤 비유를 들어 어떤식으로 설명을 하든 언어만으로는 정확한 의미 전달에 한계가 있다.
각자 배근을 단련하여 몸이 어느 수준 이상 올라가야 말이 통하는 것인데
이게 워낙 힘든 훈련이라 꼭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회피하려 한다.
따라서 계속 수박 겉핥듯 본질에는 접근을 못하고 무슨 운동이 좋다더라,
무슨 다이어트법이 좋다더라는 따위의 말에 팔랑귀처럼 여기에 혹하고 저기에 혹하며
시간과 돈만 뿌려댄다.

정두현과 함흉발배를 쉽게 깨닫게 해줄 획기적 방법이 있다면
전국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운동 및 다이어트 관련 혹세무민하는 단체들은 싹 망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저 두 가지 깨닫는 게 알고 나면 별 것 아님에도 불구하고 알게 되기까지가
워낙 가시밭길(?)이니 앞으로도 저런 단체들은 혹세무민하면서 잘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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