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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념처경 작성일 2021-04-26
한국인 중 불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아마도 '반야심경'을 제일 먼저 접할 것 같다.
일단 제일 짧고,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란 문구가 열나 유명한데다,
내 또래는 '아제 아제 바라아제'란 영화 제목 때문에 더 친숙하다.
심지어 '천녀유혼'에서는 마귀를 퇴치하는 주문이 "반야바라밀"이기도 했다.
그 다음엔 아마도 '금강경'을 읽을 것이다.
이 또한 분량이 그다지 길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고,
무엇보다 조계종에서 교과서(=소의경전)로 사용하고 있으니까.
그 다음 '묘법연화경(=법화경)'과 '화엄경'을 읽으면 어디 가서 아는 체하기 좋다.   
나는 지금 언급한 경전 중 솔직히 말해서 '반야심경'을 제외하면 별 다른 감흥이 없었다.
혹자는 '금강경'에서 부처가 탁발한 뒤 발 닦고 앉았다는 첫구절에서부터 폭풍 감동했다던데
나는 '그게 뭐 어쨌다고'라는 생각뿐이었고,
'법화경'은 부처가 초능력자로 변신한 것 부터가 거부감 만땅이었고,
'화엄경'은 한마디로 판타지 소설에 불과했던 것이다.
게다가 이들 경전에는 구체적인 수행 방편에 대한 설명 없이,
공(空), 구원론(=수기) 같은 내용만 가득해 나 같은 일개 범부로선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러다 나가르주나가 쓴 유명한 논문인 '중론(中論)' 중에서
'감과 옴을 관찰하는 장(=관거래품)'을 접하고
비로소 내가 하는 몸공부인 '명상적 걷기'에 적용할 만한 힌트와 확신을 처음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중론'을 나 자신을 위한 교과서로 삼았다.
하지만 이 역시 공(空) 사상에 관한 논서 일 뿐 구제적인 수행 방편을 설한 건 아니었다.

20세기 중반에 스리랑카에 빨리어로 쓰여진 남방 불교 경전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한국 및 중국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그 결과 이른바 '교상 판석'이라 불리는 분류법에서 제일 핫바리 취급 받던 '아함경'이
사실은 인간 싯다르타가 남긴 오리지널 메시지라는 게 드러났다.
동시에 동남아에서 행하는 불교 수행법 또한 큰 주목을 받았다.
나 또한 이런 흐름에 영향을 받아 한참 나중에서야 '대념처경(大念處經)'의 존재를 알게 됐다.
확실친 않지만 내가 보기에 아마도 이것은
몸 움직임을 관찰하는 방편을 설한 '신념경(身念經)'과
호흡을 관찰하는 '입출식념경(入出息念經)'을 종합한 결과인 듯 보인다.
세 경전 모두 인터넷에 한글 번역본이 올라와 있고 분량도 얼마 안 돼 후딱 읽어보니
그동안 나 나름 행했던 몸공부가 대념처경에 속한 기초 단계를 하고 있었음을 알았다.
다만, 시체 썩는 걸 관찰한다는 둥 말 같잖은 황당한 내용이 들어 있어
이 부분을 제외하면 '노자 도덕경'과 더불어 나만의 교과서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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