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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공부 심층부 작성일 2021-09-27
바다는 물결과 파도가 이는 표면,
그 아래 온갖 해양 생물이 노니는 표해수층,
햇빛이 거의 들지 않는 중심해층,
암흑 공간인 점심해수층 및 심해저대로 나눌 수있다고 하던데,
내가 20년 넘도록 삽질중인 몸공부 역시 여기에 대응해 설명이 가능하다.

자칭, 타칭 "선생"이라 불리는 사람 중
표면 밖에 몰라 표면 얘기만 지껄이는 사람을 '돌팔이'라고 한다.
오래전 TV에서 방영한 '서울의 달'이란 드라마에 나왔던
이른바 '제비 양성소'에서 사교춤 가르칠 때 "서울 대전 대구 부산..."과 같은 식으로
원리 무시하고 스텝만 알려주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표면에 보이는 현상의 원인을 중간층(=표해수층)에서 찾아 설명해 줄 수 있을 때
비로소 선생 자격이 부여된다고 할 수 있다.
바른 몸 움직임의 핵심이 척추펴기(=정두현)와 등펴기(=함흉발배)이고
'무게중심'이 둘을 하나로 통합하는 한 점임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 각성한 단계다.
그동한 내가 수련한 태극권, 요가, 필라테스 등등이 같은 산 정상을 향하고있었고,
모두가 이 단계에 도달하기 위한 A, B, C 코스(=방편)에 불과했음을 나중에 알았다.
표해수층에 해양 생물이 가득하듯, 대부분의 신체의 움직임, 운동 역시 이 영역에서 일어나고
이 단순한 원리만 알아도 운동을 할 때 큰 이득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하다.
표면의 현상을 중간층을 통해 설명할 수 있었듯,
중간층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알고 싶다면 반드시 심층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야 한다.
요즘에 운동하는 사람들은 너도 나도 코어(Core)를 들먹이는데
도대체 뭘 코어라고 부르는지 설명을 들어보면
골반저근도 코어고, 대둔근도 코어고, 척추기립근도 코어고, 광배근도 코어라고 한다.
뭔 코어가 이리도 많고 범위가 넓은지 황당하고, 어이도 없고,
이런 상황에서 내가 "코어" 운운하면 내 말 뜻을 오해할 소지가 다분해 차마 쓰지 못하고
부득불 새 용어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
지구 중심에 핵(核)이 있듯 몸 안에도 핵이 있다.
'핵 = 알맹이'라고 한다면 '몸 안에 존재하는 핵'을 줄여 '몸 속 알'이라 할 수 있고
다시 이걸 줄여 '속알'이란 용어를 만들었다.
'무게중심'이 현실계에 속한다면 '속알'은 마음의 영역에 속한다.

마음이 속알을 일깨우고, 속알이 무게중심을 일깨운다.
무게중심이 골반저근을 비롯한 속근육을 작동시키면
(톱니바퀴가 상호작용하듯) 고관절과 천장관절이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하고,
이로 인해 체중 이동이 일어나고,
작용/반작용에 의해 저절로 척추가 펴지고, 동시에 등이 펴진다.
이것도 핵심만을 간단히 설명한 거고 실제로 몸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렵다.
게다가 몸은 아직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

요즘 사람들이 태극권을 무술로서 아무 쓸모없다고 비하한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나도 가라데를 따로 배웠다.
이런 업신여김에 대한 1차 책임 또한 중국무술 수련자에게 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수련의 목적과 도달점을 본인이 모르거나,
심지어 고의로 사기를 쳤다.
이걸 오래 수련하면 이연걸 주연 '태극장삼풍'처럼 싸울 수 있다고 구라를 친 것이다.
하지만 태극권의 본모습은 격투기(=Martial Arts)가 아닌 쿵푸(=工夫=몸공부)다.
태생이 무술이라 수련의 방편으로 무술 동작을 차용했을 뿐,
이걸 한다고 격투기 실력이 늘진 않는다.
'느리게 움직인다'는 아이디어가 굉장히 중요하다.
이것이 중간층에서 심층으로 들어가게 하는 열쇠다.

몇 년 전부터 땅고 바닥에 기어들어가 이 사람 저 사람이 땅고 수업 하는 현장에도 참여했다.
10년 전 '돌팔이'밖에 없던 시절에 비해 장족의 발전을 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수업 설명을 들어보면 어느 선생이든
심층에 대한 얘긴 일절 없고 항상 중간층에 머물러 있다.
물론 이해할 수 있다.
심층 영역은 '무경계'의 영역이기도 해 얼핏 들어선 전혀 땅고 수업이 아닌 것 같아 보인다.
그러니 이 얘길 꺼내는 순간 수강생이 다 도망간다.
땅고 배우는 사람이 원하는 것도 딱 요만큼인데
더 깊은 얘기를 꺼내 자충수를 초래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선생이라면 반드시 심층 영역을 체험으로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중간층밖에 몰라 중간층의 언어를 쓰는 선생과
심층을 알고 있으면서 중간층의 언어로 설명해주는 선생의 차이는 대단히 크다.
과연 현재 땅고판에서 선생이라고 불리는 이들 중 몇명이 이를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사람은 한 번에 하나의 생각밖에 못한다.
매번 수업에서 "축을 세워라", "등을 펴라", "고개를 들어라"...
같은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이 모든 걸 '뇌'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간단하면서 어렵다.
'뇌'는 속알만 생각하고, 속알이 나머지를 통제하도록 해야 한다.
학생이 이 원리를 모르는 한, 땅고 선생은 끝없이 잔소리를 하며 돈을 벌 수 있다.

나는 2010년 경부터 5~6년 간 운동을 지도하다 몇년 전부터 완전히 중단했다.
관심사가 심층 중에서도 더 깊은 곳을 향하고 있건만
수업은 중간층 얘기만 하다 끝내야 하니 재미가 없었다.
그나마 돈이라도 쏠쏠하게 벌리면 계속 하겠는데, 주변머리가 없어 시간만 낭비했다.
난 좋은 선생 되기는 실패했다.
앞으로도 그냥 도사짓만 하고,
깨달은 바는 지금처럼 개인 출판 형식의 책으로만 남겨놓을 것이다.

심층은 다시 여러 단계로 나뉜다.
앞에서 "마음이 속알을 일깨우고..."라는 표현을 썼는데
마음은 다시 의식과 무의식으로 나뉘므로,
'의식이 속알을 일깨우는 단계'와
'무의식이 속알을 일깨우는 단계'가 있음을 논리적으로도 추론할 수 있다.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같은 것이 무의식 단계에서 일어난다.
'러너스 하이'가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어느 순간 잠깐 왔다 가듯,
무의식이 속알을 일깨우는 단계 또한 그렇다.
그런데 만약 이 단계를 내가 원할 때마다 들어갔다 나올 수있다면?
가능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왠지 나는 가능할 것 같다.
그래서 당면한 목표로 삼고 길을 가고 있다.

그 다음 단계에서 '무의식이 일어나는 원인 = 무의식의 배후 = 마음 중심'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아 지점에서 유식 불교와 만난다.
무의식을 '마나식(末那識)'이라고 가정하면
마나식 배후엔 아뢰야식(阿賴耶識)이 있다.
난 힌두교의 아트만(Atman)과 아뢰야식의 차이를 모르겠다.
세세한 차이를 무시하면 큰 틀에서 둘은 같은 거라고 본다.
(법신불이 아닌 인간 스승) 싯다르타는 아트만(Atman)을 넘어 무아(=Anatman)에 도달한 최초의 사람이다.
마찬가지로 아뢰야식을 깨부수기 위해선 아뢰야식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게 순서다.
죽기 전에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을진 모르겠다.
"뭔 미친 소리야" 할 분이 있겠으나,
세상엔 나 같은 길또(=길 가는 또라이)도 드물지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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