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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리대로 작성일 2018-01-08
해가 바뀌었다.
그래서 나와 '운 + 동'을 함께 했던 몇몇 지인에게
"새해에는 하시는 일들이 순리대로 잘 흐르길 바랍니다"라고 안부 문자를 보냈다.
그 중 한 분으로부터 "순리라는 말에 목이 메인다.
내가 하는 일이 순리에 맞는지 모르겠다"는 문자가 왔다.
의례적으로 보낸 문자였는데 심각한 답장을 받고 약간 얼떨떨했지만
덕분에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스무살 때 꼰대들로부터 종종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둥,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보지 않고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둥 하는 격언을 주워 들었다.
그리고 "젊을 땐 방황을 해야 연륜이 쌓여 나이 들어서 현명해 진다"고 했다.
그 때엔 이 말에 수긍하였다.
꼰대 나이가 되자 새빨간 구라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매년 나이를 먹을 때마다 새로운 방황을 시작한다.
같은 나이를 두 번 반복해 살 수 없으므로
그 때 그 시절에 실수한 것들을 바로 잡지 못한 상태로 새로운 숙제가 누적된다.
다들 죽을 때까지 방황만 하다 가는 것 같다.
인생이 계획한대로 흘러가는 경우는 1%도 안 되지 않나?
그러니까 어차피 삶의 계획 따위 세워봤자 아닌가?
계획을 세워놓고 뜻대로 안 되면 (나에게 문자를 보내신 분처럼) 괴로움만 느끼지 않나?
예전엔 이런 얘길 하면 "야망이 없다"는 둥, "인생관이 부정적"이라는 둥
개소리 찍찍 싸지르던 손윗사람들이 참 많았다.
나이 먹어 좋은 점은 거의 없지만
딱 하나, 나에게 훈계하려는 인간들이 줄어든다는 점은 좋다.

노자 도덕경을 평생의 교과서로 삼고 사는 나에겐
순리란 결국 무위자연과 동의어나 다름 없다.
무(無)는 아무 것도 안 하는 거고,
무위(無爲)는 하기는 하는 데 경직이 최대한 제거된 상태로 하는 것이다.
어느 부분이 경직된 지를 몰랐다가 새삼 깨닫는 것을 '각성'이라고 한다.
대개 각성을 하는 순간 저절로 경직이 풀리며
과거엔 삐걱대던 게 저절로 굴러가기 시작한다.(=自然)
도무지 거짓이 끼어들 틈이 없는 몸공부를 통해 먼저 이 원리를 깨닫고 난 후
구라와 음모가 판치는 인간 관계에도 올바르게 적용할 수 있지 않겠냐...고
나름 큰 틀을 세우긴 했지만, 세부 계획은 일절 세운 바 없다.
또한 이 길을 끝까지 가본 건 아니기 때문에 남에게 함부로 권하진 못한다.
각자 판단할 사항이라고 본다.
나는 확신에 차서 이 길을 가고는 있지만 만의 하나 틀렸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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