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5.Net

메인메뉴

CBM과 십자경 작성일 2018-02-08
사람의 몸에서 고기와 지방을 제거하면 뼈만 남는다.
몸을 정밀 기계라고 가정했을 때 뼈와 뼈가 만나는 관절은
모터에 의해 움직이는 톱니바퀴의 접점과 같다.
뼈를 움직이는 최초의 모터를 코어(Core)라고 부른다.
코어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작용/반작용이다.
지구를 향해 온전한 작용을 가하는 방법은 오직 전신의 완전한 이완밖엔 없다.
작용에 따른 반작용을 받아들여 코어가 회전하면 척추가 반응한다. (=척추펴기=허령정경=정두현)
그 다음 척추와 맞물린 고관절이 움직이고 최종적으로 팔, 다리가 작동한다. (=등펴기=함흉발배)
이런 과정을 거쳐 '몸 힘'이 나온다.
이 순서를 따르지 않아도 팔, 다리를 움직일 순 있지만 몸 힘은 나오지 않는다.

볼룸 댄스 용어 중에 CBM이라는 게 있다.
엇갈린(=Contrary) 몸(=Body) 움직임(=Movement)의 약자다.
무엇이 엇갈린다는 말인가? 팔과 다리다.
왼 다리가 나가면 오른 팔이 나오고, 오른 다리가 나가면 왼 팔이 엇갈려 나오는 몸 움직임이란 뜻이다.
즉 '걷기'를 엄청 어렵게 설명하였다.
이것에는 이유가 있다.
코어에서 비롯된 고관절이 맞물려 움직여지는 과정을 통해
팔, 다리가 엇갈려 움직이도록 해야 함을 강조하고 싶은데,
언어를 써서 정확히 전달하기가 불가능한 원리를 억지로 설명하려다 보니
선문답처럼 알쏭달쏭해진 것이다.
무용 전공자와 일반인에게 동일한 동작을 시켜보면 느낌이 크게 다른 여러가지 원인 중
전자는 몸 힘을 쓸 줄 알고,   후자는 몸 힘을 쓸 줄 모른다는 차이가 가장 크다.
다시 말해 CBM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여 제대로 쓸 줄 아는가 모르는가의 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술 용어 중에 '십자경'이란 게 있다.
이게 CBM과 기본 원리가 완전히 같다.

오른쪽 스트레이트 펀치를 내지르려면
체중을 왼 발에 싣고 작용에 의한 반작용을 받아들여 (=척추펴기)
왼쪽 고관절이 몸 안쪽으로 말려들어가도록 하여
광배근을 통과하여(=등펴기) 팔이 나가도록 해야 한다.

왼쪽 스트레이트 펀치를 내지르려면
체중을 오른 발에 싣고 작용에 의한 반작용을 받아들여 (=척추펴기)
오른쪽 고관절이 몸 안쪽으로 말려들어가도록 하여
광배근을 통과하여(=등펴기) 팔이 나가도록 해야 한다.

이 동작을 옆에서 바라보면 동선이 십자 모양이고,
'몸 힘'의 한자가 '경(勁)'이므로 둘을 합해 십자경이라고 명명하였다.

내 나름 무술 수련을 꾸준히 하던 어느 날 우연 반, 필연 반으로
뭔가를 안 것 같긴 한데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었다.
그러다 CBM에 관한 내용을 책과 수업을 통해 접한 뒤 내가 깨달은 것과 동일한 개념임을 알았다.
이와 같은 크로스체크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안심하고 막 떠벌일 수 있었다.

인간에게 주어진 '신체'라는 초기 조건 하에서 세련된 '몸 힘'을 쓰려면
CBM이든 십자경이든 이것 외에 다른 길은 없다.
다른 길이 있다고 주장하면 100% 사기꾼이라고 확신한다.
어느 종목이든 상관 없이 몸공부(=쿵푸)를 통한 첫번째 각성은 CBM 또는 십자경을 체험하는 것이다.
진정한 몸공부의 시작은 이 때부터다.
불교식으로는 '초견성'에 비견될 수 있다고 본다.
기독교식으로 말하면 '다시 태어난 것'이다.
어째서 그런가?
'걷기'는 일상에서 행하는 가장 흔한 반복 동작 중 하나인데
여기에 무의식적으로 CBM 원리를 적용할 수 있게 돼 버리기 때문이다.
과거엔 무심히 흘려버렸던 시간들이 이 때부턴 매 순간 순간 몸공부로 바뀐다.

십자경을 깨닫기 위해선 반드시 몸만들기(=체)와 움직임(=용)을 병행 수련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수련법인 태극권에선 '추수'를 통해 몸 힘 쓰는 법을 터득한다.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뜻이 통하는 상대를 만나기가 어렵다.
내가 '더불어춤'에 관심을 갖게된 여러가지 이유 중 하나가
연습 상대를 만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이었다.
또한 태극권 수련자는 거의 냄새나는 남자들 뿐이지만
더불어춤은 남녀가 손 잡고 노는 동안 몸 힘 쓰는 연습이 되기 때문에 더 장점이 많다고 본다.
하지만 가끔은 추수 연습이 생각날 때가 있다.
더불어춤도 좋지만 추수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맛이 있어서 그렇다.


"추수"
목록보기
분류 제목 작성일
운동 태껸, 유도, 태권도 2018-08-15
문화 유홍준씨 완당평전 논란 2018-08-14
사회 편의점 알바 2018-08-11
운동 변태 락지자 2018-08-10
사회 전여옥씨는 작가인가? 2018-08-09
운동 덕질하는 삶 2018-08-05
기타 담 결림 2018-08-01
기타 돈 빌려주고 떼먹힌 얘기 2018-07-31
사회 민주당대표 후보에 김진표라니... 2018-07-30
사회 노회찬 충격 3일째 아침 2018-07-25
1 2 3 4 5 6 7 8 9 10 다음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