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리 댄스 배움 시작 | 작성일 | 2023-0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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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딩 때 어른에겐 말 못 하는 장래 희망이 두 개 있었다. 첫째는 방사능 맞아서 (헐크, 슈퍼소년 앤드류 같은) 초능력자가 되는 거, 둘째는 입산수도해서 장풍, 축지법 같은 거 쓰는 도사 되는 거. 방사능 맞으면 죽는다는 건 금방 알았고, 무협지를 벗어난 현실의 도사는 도교 계통 수행자를 가리키는 말임을 알았다. 현재 몸공부 중인 나는 (법신불 아닌 인간) 싯다르타의 가르침(=공(空) 사상)을 따르고 있지만 근본 경전으로 노자도덕경을 선택했단 점에서 절반은 도사라 할 수 있다. 몸공부를 하려니 방편이 필요해 총 4가지 무술, 요가, 매트 필라테스, 그 외 잡다구리한 운동법을 배우고 익혔다. 이중 도장을 다니며 배운 건 태껸, 태극권뿐이고, 나머지는 운동 인맥을 통해 알음알음 만난 사람들이 보유한 주특기를 흡수한 것이다. 돈을 내고 배우거나, 서로 배우고 싶은 걸 상호 교환했다. 최근엔 땅고를 통해 알게 된 벨리 댄스 선생이 수업을 개설했다고 연락이 와서 잽싸게 등록하고 수업 2번 들었다. 내가 벨리 댄스에 관심 두게 된 게 언제였나 되짚어 보니 2010년 초였던 것 같다. 몸치라서 몸공부를 십 년 했으나 아무런 성취를 못 이루고 헤매다 12~13년 차에 마침내 소박한 첫 번째 각성을 경험한 후 이를 정리해 책을 두 권 썼다. 당시에 내가 제대로 알았는지 검증할 필요를 느껴 무술 옆 동네인 춤에 관심이 갔다. 직접 배울 기회가 생기면 배우고, 없으면 자료를 찾아보는 식으로 영역을 넓혔다. 벨리 댄스도 그중 하나였다. 당시 내가 체험한 '첫 번째 각성 = 무게중심 각성'으로 한 줄 요약할 수 있다. 무게 중심 각성하는 방편은 다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손가락으로 책 한가운데를 잘 조준해 무게 중심을 찾을 수 있듯 , 몸을 움직이지 않은 채 몸 안을 관찰해 깨닫는 법(=A 그림)으로 중국무술의 참장이나 요가에서 행하는 결가부좌, 물구나무서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 책 귀퉁이를 잡고 좌우를 비틀면 이것에 영향을 받지 않은 채 고요히 머무는 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B 그림) 가라데 정권지르기, 필라테스의 크리스크로스, 태극권 등등이 여기에 해당하고, 내가 모르는 분야긴 하지만 왠지 벨리 댄스도 이쪽에 속할 것 같았다. 국내에 남자를 받아주는 곳이 있을 것 같지 않았고, 설령 있다고 해도 여성적, 관능적인 동작을 하기 창피해 안 갔을 것이다. 서점에서 '벨리 댄스 다이어트'라는 책이 눈에 띄어 펼쳐보니 부록으로 씨디롬이 들어 있길래 샀다. 책과 동영상을 보며 기초 동작인 오미(Omi = 골반 회전), 쉬미(Shimmy = 털기), 언듈레이션(Undulation = 웨이브) 등등을 독학했다. 남의 눈 피해 혼자 동영상 틀어놓고 화면 속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대충대충 따라 해봤다. 처음엔 좀 쪽팔렸으나 반복 시청하며 따라하니 점점 몸에 익숙해지다 나중엔 재미 들렸다. 하지만 더는 동기부여가 안 돼 두어 달 하다 잊어버렸다. 그후 십여 년 만에 혼자 야매로 익힌 거 교정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말이 있다. 지금 나는 벨리 배울 시기인 듯. 특히 쉬미를 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몸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정체성을 '태극권사'로 규정한다. 왜 그러냐면 내가 익힌 모든 운동법이 시간이 흐르고 나면 저절로 태극권화하기 때문. "태극권화 한다 = 명상적 움직임으로 바뀐다"는 말과 같다. 애당초 벨리에 관심이 간 계기도 춤 자체보다는 운동 원리가 궁금해서였다. (내 체형은 댄서의 필수 요소인 소위 '간지'라는 게 1나노밀리도 없다.) 가라데, 요가, 필라테스가 다 그랬으니 만약 벨리를 중도 하차하지 않고 계속하다 보면 'Belly Meditaion' 같은 잡탕찌게 같은 게 나올지도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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